박수정 랩에이비씨 대표 겸 THE히어로즈앙상블 단장
2019년말부터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큰 변화를 맞았다. 특히 대면 접촉이 필수적인 요소로 작동하는 공연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문화예술 활동이 극도로 침체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연 환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수정 ‘THE히어로즈앙상블’ 단장을 만나 위기를 대처하는 지혜를 들었다.
Q. 본인 소개를 한다면?
A.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경성대학교 음악대학원을 거쳐 이탈리아로 유학, L.perosi국립음악원과 A.I.D.M아카데미를 졸업했다. 귀국 후 독창회와 오페라 주역, ‘KBS 열린음악회’를 비롯해서 다양한 무대를 통해 성악가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원(MBA)에 입학해 경영학의 세계를 접했다. 이후 프랑스 B.Dijon 비즈니스스쿨 수료, 그리고 서울대학교에서 최고 경영자과정을 거치면서 경영학을 밀도 있게 공부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활동에 예술과 경영을 접목한 감성마케팅 경영을 체계화한 ‘감성경영 전략’을 주제로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서 강의하며 감성경영 컨설팅 기관인 ‘랩에이비씨’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랩에이비씨는 기업을 대상으로 BtoB 마케팅 전략, 창의적 문제해결 등을 교육하는 기업교육 전문회사다. 서울대학교 특강을 비롯해 경희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40여 기업에 출강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의 신제품 출시와 서비스 향상, 조직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콘텐츠로 강의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기업체에서 오페라 감상법과 같은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기업 담당자가 음악을 접목한 마케팅·경영 관련 전문 강의를 제안했다.
음악을 통해 감성을 끌어내고 자극하면 업무·경영활동을 하는데 좋은 에너지를 발휘할 것 같은 생각에 당시만 해도 창의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던 터라 본격적으로 기업 강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지난 2014년 창단된 THE히어로즈앙상블은 국내 실력파 성악가와 피아니스트로 구성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단장을 맡고 있다.
Q. ‘THE히어로즈앙상블’의 연주는 독특한 컨셉으로 특히 기업에서 공연 요청이 많다고 들었다. 그 외에도 어떤 활동이 있는지 들려달라.
A. 창단 이후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를 개최, 다른 솔리스트 앙상블과 차별화를 모색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 바람직한 조직문화, 구성원들의 역량강화 등을 위한 ‘교육형 음악회’를 개최해왔다.
특히 2017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히어로즈의 첫 기획 공연 ‘뮤직 모빌리티’는 대성공이었다. 관객들에게 히어로즈앙상블과 함께 무대 위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함께 공연을 이끌어가는 진정한 의미의 ‘프로슈머’를 경험하게 한 공연이었다.
우리는 좋은 곳을 다녀 온 여행 경험이 주는 에너지로 몇 개월, 몇 년을 살아가기도 한다. 히어로즈앙상블과 무대에서 함께 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경험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행복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무대 위의 중심이 되어 보는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주고 싶다.
THE히어로즈앙상블의 공연은 미디어 아트, 샌드 아트, 탱고, 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콘텐츠들과의 접목을 시도하며 관객의 니즈를 공연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정기공연인 뮤직모빌리티(3회)와 2019년 올린 오페라 <카르멘>도 2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규모의 음악회 ‘박수정의 델리카토’는 웅장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무게감을 주며 관객들을 위로하고 저희 히어로즈의 예술가들에게도 무대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2021년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공모사업(병원 특수부문)의 ‘신나는 예술여행’에 선정되어 전국 20개의 종합병원의 의료진들과 환우들을 위한 ‘엄마, 나랑 여행가자’ 순회공연 중에 있으며 다시금 살아나는 공연장 분위기에 발맞춰 하반기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수정 랩에이비씨 대표 겸 THE히어로즈앙상블 단장
Q. 기업 경영에서 ‘감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할 수 있나?
A. 아직도 기업에 있어 감성경영이 간과되고 있다. 감성의 중요성, 감성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부터 인식을 해야 한다. 이러한 역량을 기업들이 어떻게 키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며 감성지표를 객관화하는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
이는 제품의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 단계 등에서도 소비자에게 어떤 감성을 줄 것인가에 초첨을 맞추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고객의 감성을 충족시켜야 고객 충성도와 브랜드의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영기법이라는 것은 과학적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 검증된 것인데,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감성’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험을 대기업에서 실제로 한 적이 있다.
과거의 사례를 들면, S사의 창의적 문제해결 강의 중 그 팀에서 에어컨 가스를 식혀주는 라지에이터 불량 체크가 제대로 안되 애를 먹었다. 금관악기의 관의 음파를 통해 불량을 체크하는 아이디어를 내어 기업의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해외 현지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찰’이 기반되야 한다. 고객을 관찰할 때도 단순한 행동, 태도 등을 시각적으로만 보기보다 온 몸을 활용 해 그들의 말 속에 숨어 있는 느낌이나 감정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Q. 수상 경력도 화려한 것으로 들었다.
A. 지난 2017년 이화여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칠 때 '21C우수인재상'을 수상한 것으로 필두로 그 다음 해인 2018년에 한국평화언론대상 대상수상(문화예술부문), 미래융합리더상(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서울시장 표창을 연달아 받았다. 그리고 2020년에는 '세계 신지식인상'을 수상했다.
Q. 재능기부 활동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서울 강서구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소년소녀합창단의 지휘자로, 소방서 홍보대사로, 서울구치소의 교정 위원으로 꾸준히 봉사를 이어가며 나름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아동센터의 음악적 재능이 있는 아이들에게 학자금, 멘토링 등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대학교에서도 멘토링 강연을 한다.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전공분야를 기반으로 앞으로 진로나 비즈니스 관련 제안서를 봐주고 코칭해주고 있다.
Q. 특별히 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홍익인간을 문화원형으로하는 트랜스미디어 t스토리텔링의 문화 콘텐츠를 제작해 보고 싶다. 공연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 내는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예술 활동’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앞으로도 랩에이비씨는 자체 개발한 기업 솔루션앱을 통해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기업이 고객을 더 잘 이해하며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
또한, THE히어로즈앙상블은 다채로운 음악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들의 행복감이 극대화 할 수 있는 음악회를 기획할 것이며 일반 대중이 보다 가까이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클래식이 무겁고 정적인 음악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과 감성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이라는 것을 관객들이 충분히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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