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PEP)이 발표한 최근 한국딜로이트그룹의 ‘2021년 이후를 지배할 7대 메가트렌드’에 'ESG 경영'이 꼽혔다. 현재 'ESG 열풍'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기업에서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말한다. 과거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관점에서 벗어나 기업이 환경문제, 사회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담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가 촉발한 국제적 위기는 ESG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기후위기와 환경파괴로 인한 인간과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접촉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염병 사태라는 점은 물론, 마스크 대란과 외국인 혐오, 사회 내 갈등, 빈부격차, 행정기관의 무능 등 사태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서 발표한 ESG 고려요소는 다음과 같다.
◆ 환경(Environment) :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대기 및 수질오염, 생물의 다양성, 물 부족, 폐기물 관리, 동식물보호, 토지이용, 에너지사용(신재생에너지), 원자재 채굴, 환경 관련 법 규제 위험, 재활용
기후변화는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며 국경을 초월한다. 특히 탄소배출량에 따른 지구 온난화는 산업혁명 이래 최근에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이 친환경적인 생산, 판매, 경영을 전개한다면 우리 사회 전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사회(Social): 고객만족, 데이터보호 및 프라이버시, 성별 및 다양성, 직원참여, 인권, 노동기준
사회적 책임이 투자에 있어 중요한 이유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이윤획득이 가능한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 경영은 단순한 기부활동이 아닌 기업이 활동하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 지배구조(Governance):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회 구조, 실적 악화로 직결되는 불상사의 회피, 부패 정도, 임원 성과, 보상 및 정치기부금과 내부고발자 제도
지배구조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요구한다. 기업이 특정 세력과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블랙록’은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회사도 인종과 계층의 다양성을 필수적인 항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업은 안전하고 친환경적 제품을 요구하는 고객, 공정한 거래 관계를 요구하는 정부, 환경친화적 운영을 요구하는 지역사회 그리고 자원 사용 감축을 통해 원가 절감을 요구하는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직면하고 있다.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기업이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수록, 이해관계자와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며 위험 상황에 노출되는 건수 또한 감소했으며 장기적으로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ESG는 금융시장 및 산업계에서 화두 중의 화두로 급부상했다. 2021년 경영·소비·투자 등 경제 전반에 걸쳐 ESG라는 트렌드는 이제 일상이 됐다. 과거에는 이윤 극대화가 기업의 최고 미덕으로 여겨졌으나,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Sustainable)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만약 기업들이 ESG 경영을 소홀히 하면 사업 자체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규제 대응에 이르는 다양한 리스크들에 직면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투자자, 고객, 파트너사, 사회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ESG 경영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전략이 될 것이다.
한편, ESG 성과관리를 규제하기 위한 국가별 법안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중 정보공개에 대한 제도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의 ESG 정보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 또한 비재무 정보공개를 포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입법 대기 중에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범위 확대도 주목할 현상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기관투자자(연기금, 자산운용사 등)들이 고객의 돈을 관리할 때 마치 주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집사들처럼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과거 투자기관 및 자산운용사 등의 책임은 투자 대상의 재무 성과에 초점을 두었으나, 최근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인권, 환경, 사회 등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하며 관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19개 국가, 2개 글로벌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2016년 말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를 공표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 로드맵을 공개하고 수탁자 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책임투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국가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았다. 평가 기준은 총 5개 등급으로 나뉘며, 1등급은 ‘긍정적’, 2등급은 ‘중립적’, 3등급은 ‘다소 부정적’, 4등급은 ‘부정적’, 5등급은 ‘매우 부정적’이다.
우리나라는 ‘환경’ 분야에서는 2등급, ‘사회’ 분야에서도 2등급, ‘지배구조’는 제도, 정책 신뢰성 및 효과성, 투명성 및 정보공개, 예산관리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아 종합적으로 1등급을 받았다.
한국을 포함해 1등급을 받은 나라는 뉴질랜드, 덴마크, 독일, 룩셈부르크, 스웨덴, 스위스, 싱가포르, 아일랜드, 맨섬, 오스트리아 등 11개국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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