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 '잭팟디앤엠' 대표, "비가 올 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내 사업의 방향"

The CEO Magazine 승인 2021.09.08 17:11 | 최종 수정 2021.09.08 18:53 의견 0

4차산업혁명 사회로의 발전은 과거 산업사회 업무공간보다 보다 역동적 업무공간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광대역 통신망과 스마트폰의 일상화 및 코로나 팬데믹으로 업무형태와 공간변화가 더욱 더 절실하게 됐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비대면의 '뉴노멀화'에 따라 대규모 단체 능력보다 소규모 조직 또는 개인의 능력이 중시되면서 1인 창조기업 및 유튜버의 폭증을 불러 왔다.

흔히 'MZ세대'로 불리는 이들의 특징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장소를 선호하게 됐고 이들의 폭발적 수요에 맞춰 ‘공유 오피스’라는 대안공간이 출현하게 됐다.

6년 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코워킹 서비스와 공유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혁 ‘잭팟디앤엠(ZAGPOT D&M)’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가장 일찍 읽어낸 CEO다.

이혁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첫 직장인 현대종합상사에서 무역을 통해 많은 중소기업의 제품을 전세계에 수출했다. 이후 정보통신부 산하기관에서 여러 IT기업을 해외에 진출시킨 경험을 가진 국제통이다.

코워킹 스페이스 '잭팟'을 운영하는 이혁 대표


Q. 코워킹 스페이스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

A. ‘코워킹(Coworking)’이란 '같이 모여 함께 일한다'라는 뜻으로 여러 다앙한 분야의 독립작업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브레인 스토밍 등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업무형태를 말한다.

이것은 단순히 개인 목적 달성에 있기보다 타인과의 협업과 공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신개념으로, 휴식과 창조의 ‘워라벨(Work-life balance)’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잭팟디앤엠’에는 다양한 세미나실, 회의실, 미팅룸, 오피스 공간과 더불어 강연회나 이벤트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적은 비용의 임대료만 내면 회의실은 물론 프린터·팩스기 등의 사무기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으며, 서로 협업하여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경우 창업을 해 나가기도 한다.

저희 회사는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전문가들이 이미 네트워킹돼 있다. 회계 법룰 세무 마케팅 특허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단순한 임대업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 공유 오피스와 다른 점이다. 잭팟은 단순한 사무공간 대여 비즈니스에 머물지 않고 비즈니스 플랫폼을 추구한다.

Q. 이혁 대표는 특히 공간적으로 네트워킹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A. 이미 잘 아시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빌딩 임대업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한산해지고 건물마다 '공실', '임대문의' 딱지가 붙어 썰렁한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코로나 및 여러 이슈들로 인한 건물 공실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공실 문제는 최근 각광받아온 중소형 빌딩, 소위 '꼬마 빌딩'들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공실이 오래 지속될 경우 상권과 건물 자체의 매력이 감소하고 매각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은 고민이 크다. 이처럼 빌딩 공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물주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는 솔루션 중 하나가 '공유 오피스'다.

공실, 건물 유지 보수와 같은 건물주들이 안고 가야 하는 다양한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건물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려주는 효과 덕분에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속 건물주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려본다면, 강남에만 4개의 지하철 노선이 지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2호선 7호선 9호선 3개 노선의 4개 정거장 주변에 있는 건물을 찾고 있다. 이렇게 해서 우선 강남에 12개 정도 브랜치를 만들려고 한다.

이와 함께 강북에 8개를 추가로 만들어 서울에 약 20개 사무실을 만들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입주자들은 하나의 아이디로 모든 사무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Q. 공간 임대업에 머물지 않고 스타트업을 상대로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것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기존의 액셀러레이팅은 자율성에 한계가 많다. 무엇보다도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규제가 많다. 진정한 액셀러레이팅은 민간에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액수의 자금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한지 3년에서 7년 정도 되는, 그러나 아직 코스닥에 상장하지 못한 회사들이 자금 측면에서 어려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목격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데스밸리(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있는 분들을 위해서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크로스 펀드(Cross Fund)’를 만들어서 국제적인 금융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려는 구체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P2P 업체를 함께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어서 긍정적으로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

Q.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창업의 길로 접어들면서 어떤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전통적으로 우리는 서로 돕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런 문화가 사라졌다. 비 올 때 우산을 씌워줘야 하는데 산업사회를 경험하면서 지나친 경쟁심이 발동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정작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문화가 생겼다.

특히, 벤처기업들과 호흡을 하다 보니 느끼는 것이 많이 있다. 남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약탈적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화는 기업가정신을 꺾어버리는 후진적인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조직에서 실수를 용인하는 문화가 부족하다. "기업은 도전을 하는 것이 숙명이다" 잭 웰치가 이미 한 말이다. 도전을 하다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 그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기업가정신이다.

Q. 청년기업가들을 많이 만나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면?

A. 청년기업가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비즈니스를 해오면서 그래도 나름대로는 청년 기업가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

혼자 보다는 두 사람이, 그리고 더 나아가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함께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비즈니스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이지만 번 돈을 어떻게 잘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것이 기부든 나눔이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결국 청년들 어깨에 달려 있다. 특히 창업의 길에 나서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에게 힘찬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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